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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이 가진 것

이사쿠 2019. 9. 4. 01:39

오랜만에 글.

우연히 9XD 네임드(?) 진유림씨의 인터뷰 영상을 보고, '내가 내 옆 사람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되었다.

어찌어찌 서버 개발자가 되었고, 나름 매력적인 커리어인 것 같고 적성에도 맞아서 만족은 한다. 그러나 내가 내 옆 사람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일인지는 의문이다. (물론 중간은 하겠지만, 그리고 일이라는 것은 다양한 역량과 태도, 심지어는 개인의 성격이나 가치관의 영향을 받는 것이기에 단방향으로 평가될 수 없는 것이지만-)

어렸을 적부터 다른 친구들 게임할 시간에 포토샵으로 다음 카페 메인 화면 등 컴퓨터에서 활용되는 디자인 리소스를 만들기 좋아했다. 컴퓨터 공학이라는 전공에 처음 발을 들여놓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 (당시에는 '컴퓨터 그래픽스'가 그런 것을 배우는 과목인 줄 알았다.) 학부 3학년 때 학회에 처음 들어가서 개발에 자신 없었던 내가 팀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하기 시작한 것이 디자인 업무이기도 했고. 입사해서 웹 개발 업무를 받게 된 이유도 눈에 보이는, 프론트엔드 개발을 하고 싶다고 그룹장님께 어필했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은 99% 백엔드 개발을 하고 있지만-)

그렇다면 프론트엔드 개발이 내가 내 옆 사람보다 잘 할 수 있는 일일까? 잘 모르겠다. 막상 대기업에서의 프론트엔드 개발은 PM이 기획하고 디자이너가 디자인하고 퍼블리셔가 퍼블리싱한 리소스를 가지고 그대로 구현하는 것인데, 이것은 내가 기대했던 일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것 같다.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구현하는 모든 것을 꿈 꿨었나보다. 그럼 스타트업에 가야할까? 물론 어느정도 얻는 것이 있는 것이 있겠지만 아직은 잃는 게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보다 대기업 개발자가 나쁘진 않다.)

근데 내가 간과했던 것이 하나 있다. 나의 가장 큰 퍼스널리티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이다. 아까 말했듯 일이라는 것은 굉장히 복합적인 영역이다. 실제로 업무의 성과도 우리가 비업무적이라고 느끼는 개인의 역량과 태도에 꽤 많이 의존하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는 일은 더더욱 그렇다. (성격도 실력이라는 인터뷰 영상을 어디서 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들이 필요로 하고 인정할 만한 나만의 장점이 업무적인 역량과 능력이어도 좋지만(분명 이것도 놓치지 않을 거지만),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나의 태도나 성품, 가치관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나와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또 그것이 일의 성과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는 내게 주어진 시간과 에너지를 당장 내가 빠르게 변화하는 IT 업계에서 밀리지 않고자 발버둥 치는데 쓰기보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기도하는데 쓰려고 한다. (공부 안하겠다는 말은 아니다- 우선순위를 확실히 하겠다는 뜻!)

어쨌든 '내가 가진 특별한 재능을 발견하고 나만의 미묘한 장점을 인정해줄 수 있는 회사를 찾자'라는 인터뷰의 내용은 '회사가 원하는 인재가 되려면 어떻게 하지' 하고 생각했던 근시안적인 사고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됐다. 그러고 보니 내가 참 좋아하는 오프라 윈프리의 문장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You have to find what sparks a light in you so that you in your own way can illuminate the world.” ― Oprah Winfr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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