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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나의 해방일지

이사쿠 2022. 8. 13. 17:03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주변인들로부터 추천은 많이 받았었는데 무언가 우울한 느낌에 별로 끌리진 않아 미루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냥 청소하면서 봐야지 하고 틀어놨는데 스토리와 대사의 묵직함에 어느새 집중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작품의 초반에는 이 시대 젊은이들이 겪는 여러 종류의 구속과 억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나는 경기도민의 비애에 대해서 다룬 게 무척 흥미롭고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아직 6화째 보고 있지만) 드라마는 그 해결책으로 '사랑'을 제시하는 듯하다. 여기서는 사랑을 '추앙'이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처음에는 그 단어 자체가 생소하기도 하고 "날 추앙해"라고 명령조로 말하기엔 폭력적이기도 해서 이상하게 들렸는데, 결국 문맥 상으로 사랑을 의미한다. 작가가 '사랑' 대신 '추앙' 단어를 택한 이유는 세상에서 '사랑'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많이 변질되었기 때문일 것 같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사랑은 남녀 간의 로맨스나 단순히 누군가를 감정적으로 좋아하는 것 이상의 것이다. 무조건적인 지지와 응원이다.

진정한 사랑은 무조건적이다. 대상을 절대적으로 존중한다. take을 바라지 않고 give한다. 대상을 나를 채우는 도구로 사용하려 하지 않지만 나는 대상을 기꺼이 채워주려고 한다. 대상을 판단하거나 점수 매기지 않는다. 대상을 의도적으로 변화시키려고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런 사랑을 받은 대상은 자연스럽게 변화한다. 더 긍정적으로. 더 자신감 있게. 그리고 결핍을 메우기 위해 찾았던 것들, 중독으로부터 해방된다.) 그리고 그런 사랑을 실천하는 나 자신 또한 변화한다. 사랑받은 대상도 나를 사랑하게 되면서 둘은 더욱더 충만해져 간다. 그렇게 선순환이 시작된다.

드라마가 말하는 사랑은 내가 성경과 가정과 교회에서 배운 사랑을 닮았다. 사랑이 우리가 처한 상황 자체를 바꿔주진 않는다. 다만 그 상황 속에서 기쁨과 희망을 말할 수 있게 한다.

세상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인생 드라마라고 꼽는 것이 신기하고 반갑다. 그래, 결국 모든 이가 사랑을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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