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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2024년 회고

이사쿠 2025. 1. 2. 00:21

키워드 : 아크풀리, 결혼준비, 회사생활, 신앙, 그 외

아크풀리

(+) 우선 생존했다.
불투명한 미래를 뒤로한 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현실을 살아냈다.
(+) 심지어 성장/확장했다. 
스테이를 오픈했고, 바베큐장을 추가 설치했다. 조금씩이나마 인지도가 생기고 있다.
(+) 예비하신 많은 인연을 만났고, 도움도 받았다.
만나교회, 아크풀워십, 위라클, 유나누나, 나영누나, 유진변호사님, 인터북, 모셜, 페인트톡, 봉현님 등
(+) 기대 이상으로 아크풀리를 사랑해 주시는 고객 분들을 만났다.
만나교회, 선한목자교회, 포드처치, 컴패션 등

(-) 여전히 부족하다.
수입이 생겼지만 우리 가족이 겪고 있는 경제적인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만큼은 아직 아니다.
(-) 건강, 그리고 관계
한 사람이 많은 일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체력적인 문제가 있었다. 이는 곧 정신적 여유와도 연결되며, 이로 인해 가족 간에 갈등이 생기기도 했다.

결혼준비

(+) 결혼 준비를 시작했다.
그만큼 연인과 더 깊은 관계가 되어가고 있다.
(+) 집을 구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어쨌든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숙제를 해결했다.

(-) 빈곤의 전파
우리 가족의 경제적인 위기는 곧 내가 꾸릴 새 가정의 가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결혼 준비에는 많은 비용이 드는데, 여유 있게 진행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메꾸고 있는 상황이다.
(-) 가치관의 차이
더 깊은 관계가 되어갈수록 '다름'이 더 드러나는 것 같다. 경제, 신앙을 비롯한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느꼈고, 그만큼 소통의 중요성을 느꼈다.
(-) 이기심
사실 '다름'은 중요하지 않고, 어쩌면 당연하다.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 '다름'은 나의 세계가 넓어지는 방법이 될 수도 있고, 상대방을 향한 불만(또는 자기 합리화)의 근거가 될 수도 있다.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한 해였던 만큼 가끔씩 이기심이 튀어나왔고,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섬세하게 연인을 돌보지 못해 서운하게 하기도 했다. 이기심이 나를 사로잡지 못하도록 내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이런 나와 함께해주는 상대방이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계속해서 상기해야 한다.

회사생활

(+) 외국어생활관
지금 참여하고 있는 외생관 과정, 연초에는 상상도 못 한 일이었는데 평생의 숙원 사업이었던 영어를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으니 내게 너무 유익한 일인 것 같다.
(+) 좋은 동료
많은 동료를 떠나보내고 또 만나고 있지만, 늘 좋은 동료들과 일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회사생활에 이보다 더 중요하고 감사한 일은 없는 것 같다.
(+) 어려운 시국에도, 안정성
물론, 안 좋은 실적과 전망으로 우리 회사가 뉴스에 많이 오르고 내리고 있긴 하지만, 요즘 같이 어려운 시국에 대기업에 있다는 것은 많은 안정감을 준다. 아직 잘릴 것 같은 두려움은 없다. 그리고 혹시 잘리더라도, 확실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 평고과, 진급 실패
1년 조기 진급을 노렸으나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고과와도 연관이 깊은데, 매니저 말씀으로는 나의 성과와 상관없이 부서 사정상 좋은 고과를 주지 못했다고 한다. 억울한 일이기도 하지만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은 없다. (그렇다고 내가 나를 갈아 넣으면서도 일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신앙

(+) 더 간절했다.
힘든 만큼 더 간절했다. 주님의 손길을 간절히 바랐고, 그만큼 말씀에 갈급했다. 실제로 말씀으로 하여금 많은 위로를 얻었다. 그래서 하루하루 살아낼 수 있었다.
(+) 자라나는 청소년부
2024년에는 든든한 부목사님들이 오셔서(그리고 그럴 여유도 없어서) 조금 더 힘을 빼고 교회생활을 했는데 그래도 아이들이 알아서 잘 커줘서,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음을 느낀다. 어쩌면 2024년에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인 것 같다.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 자체가.
(+) 비교적 건강한 교회에 속해 있음에 감사
대출과 결혼 준비로 자금이 빠듯해지면서 9월 정도부터 십일조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십일조를 내지 않으면 벌을 받는다거나 그런 신앙을 갖고 있진 않지만, 그 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같아 참 마음이 쓰라리고, 결국 믿음이 부족한 탓인 것 같아 하나님께도 죄송한 시간이었다. 이런 상황을 목사님과 나눴을 때, 정죄하지 않고 오히려 이해한다고 말씀해 주셔서 큰 위로가 되었다. 또, 이런 시국에서도 윤을 지지하는 기독교인들이 꽤 많은 것을 보고 놀랐는데, 적어도 우리 교회는 그렇지 않다는 것에서 안도했다. (정치도 믿음의 영역임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사실 '건강하다'는 표현은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상대적일 것 같고 '사상이 같은 교회' 정도로 정리해야겠다.

(-) 청년부
청년부는 청소년부와 비교하면 조금 아쉽다. 더 모이기를 힘쓰고, 더 뜨거운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공동체가 되길 바란다.
(-) 사랑 없음, 믿음 없음
돌이켜 보면, 힘든 상황으로 인해 피해의식도 많이 생겼다. 일들이 쉽게 해결되지 않은 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었고 이는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하지 못함을 합리화하는 근거가 되었다. 많은 성과들이 있었던 한 해였지만, 돌이켜 보니 가장 중요한 것들을 놓친 것 같다.
(-) 이제 교회는 어디로 가야하죠
당장 올해부터는 교회생활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이 된다. 결혼을 하면 두 사람이 새 한 몸을 이루는 것이기에 교회도 옮기는 것이 나의 철학이었는데, 현재 교회에서 내가 떠나는 것을 많이 아쉬워하기도 하고, 아직 파트너가 교회를 나갈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아서 말이다. (굳이 나 혼자 다른 교회를 다닐 필요는 없으니)

그 외

(+) 여전히 좋은 친구들이 함께 있었다.
(+) WAKEUP 사역도 지금은 약간 흐지부지된 상태이긴 하지만 좋은 만남과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2025년은

우선, 나라가 안정화 되길 바란다.
또 희생자들의 죽음을 돌이킬 순 없겠지만, 남은 이들에게 치유와 위로가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아크풀리, 결혼준비, 회사생활, 신앙, 그 외...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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