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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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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쿠 2022. 10. 17. 21:09

재택근무를 마치고 평소였으면 거실에 누워 티비를 보고 있을 시간이지만 계속해서 키보드를 두드려 본다. 왜냐하면 오늘은 꼭 글을 하나 쓰기로 계획했기 때문이다. 원래 글은 어느 날 새벽 감성이 충만하거나, 샤워하다가 좋은 글감이 떠오르거나, 이틀 연속 놀기만 했는데 아직도 시간이 남아서 심심하거나 죄책감에 조금이라도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어질 때 쓰는 것인데 오늘은 그냥 무조건 써 보기로 했다. 그 이유는 짝꿍이 내 글을 원해서.

누군가의 글을 좋아한다는 것은 결국 그 글 속에 담긴 저자의 생각과 가치관을 좋아한다는 뜻일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짝꿍이 내 글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기분 좋다.

그런데 어떤 소재로 써야 할지 잘 모르겠다. 원래 쓰려던 (임시 저장해놓은) 소재는 왠지 모르게 아껴두고 싶다.

최근 관심사, 일상, 신앙적인 것들 여러 가지를 쭉 생각해보다가 문득 가장 최근에 짝꿍에게 준 편지에 담았던 글귀 하나가 떠오른다. "나의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 이상의 풍성함을 얻을 거예요. 나를 잃는 대신 새로운 나를 발견할 거예요."

정말 그렇다. 난 짝꿍을 위해 (혼자라면 굳이 하지 않았어도 될) 돈, 에너지, 시간 등을 포기한다. 그러나 그 이상의(포기한 것들은 1도 아깝지 않을 정도의) 풍성한 기쁨, 감정, 생각, 경험, 기억을 얻는다. '나에게 이런 모습도 있구나.' 과거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나를 발견한다. 이대로 시간이 멈춰도 좋겠다는 행복감을 느낀다. (공개 글에 연애편지를 쓰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어차피 내 티스토리 보는 사람은 짝꿍 밖에 없으니)

짝꿍
의 새로운 모습도 발견한다. (아마 짝꿍 자신도 그럴 것이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날로 더 사랑스러워지는 짝꿍을 보며 난 더욱더 충만해진다. 그래, 이게 사랑이지. 신에게, 가족들에게 받았던 그 사랑을 이제 내가 실천하는 중이다.

+ 추가
새로이 발견한 나의 모습이 늘 좋은 쪽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상대방 또는 이 관계의 탓이 아니라 숨은 나의 모습이 드러난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되더라도 실망하기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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