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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이사쿠 2022. 11. 21. 01:27

잠결이지만 더 미루면 영영 못 쓸 것 같아서 글 쓸 때 이어서 써 봅니다. (예, 당신을 위해 씁니다.)

우선 배역 자체가 흥미롭다. 히어로물 주인공이 미국에 사는 아시아인 중년 여성이다. 어떻게 보면 가장 약자에 가까운 계층인데 말이다. 다른 등장인물도 휠체어를 탄 나이 들고 완고한 노인, 작고 왜소한 착하지만 능력은 없는 중년 남성, 살찌고 동성애자인 여학생이다.

러닝타임은 2시간 20분으로 짧지 않은 편인데, 예측 불허한 뛰어난 상상력의 엄청난 연출로(?) 지루할 틈 없이 지나간다. 너무 많은 내용이 담겨 있어 난해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데 말하고자 하는 바는 꽤나 확실하게 강조되어 아직도 생생하다. (사실 말하고자 하는 바가 한두 가지는 아니었다. 그중에 내가 평소 생각하던 것과 부합하는 내용의 주제가 더 인상 깊게 다가왔겠지.)

내게 다가온 것은 역시나 다정함이다. 다정함은 때로 우습게 여김 받기도 하지만 사실 가장 강하다. 어쩌면 모두가 다정함을 원한다. 그것은 딱딱하게 얼어붙은 사람의 마음을 녹인다. 다정한 사람은 여유가 있고 충만하여 자신이 아닌 다른 이를 돌볼 수 있는 힘이 있는 사람이다.

역시나 돌 장면이 참 좋았다. 화려하고 시끄러운 장면과 사운드가 내내 나오다가 바람 소리만 들리는 황무지에서 돌 두 개가 대화하는 장면에 얼마나 몰입이 되던지. 에블린과 조이의 대사가 모두 공감이 되었다.

웨이먼드를 만나지 않은 에블린의 삶은 훌륭했다. 그러나 더 행복했을지는 모르겠다. 거기에는 웨이먼드가 없고, 조이가 없기 때문이다.

함께 함은 서로에게 헌신을 요한다. 헌신은 몸을 바친다는 그 뜻과 같이 많은 것들을 잃게 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기꺼이 함께 하고자 함은 사랑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랑은 종종 우리가 포기한 그 이상의 것들을 선물해준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헌신하는 사람은 결코 불행하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 오히려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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